
4명의 KAIST 출신 여성 과학자가 설립한 이너시아는 세계 최초 천연 흡수체 기술 ‘라보셀(LABOCELL)’을 활용해 미세플라스틱을 식물성 성분으로 대체한 유기농 순면 생리대로 펨테크 시장을 혁신했으며, 작년 말 집속초음파 뷰티 디바이스 ‘셀비전’ 출시를 통해 생리대를 넘어 ‘넥스트 K-뷰티’를 선도하는 종합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너시아는 2021년 창업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창업 1년 만인 2022년 7월 첫 제품 출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22년 2억 5천만원, 2023년 25억원, 작년 100억원 매출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최소 2배 성장인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2023년 마지막 투자 유치 이후 2년 넘게 외부 투자 없이도 매출이 지속 성장했다는 것이다. 이너시아는 향후 10년 이내에 매출 1천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너시아는 창업 초기부터 자사몰 중심의 운영 전략을 택해 고객 편의와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고객의 목소리를 빠르게 반영하여 제품 개발과 신규 라인 기획에 적극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기구독 서비스, 맞춤형 배송 옵션, 자사몰 전용 할인 혜택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브랜드 팬덤을 확장하고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 입점을 시작으로 쿠팡, G마켓 등 국내 주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에도 제품을 런칭하며 유통 채널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아마존에서 판매를 시작한 이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마존 내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런칭한 전체 브랜드 중 이너시아가 상위 5%에 포함되는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또한 K-뷰티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확장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소재 이너시아 사무실에서 김효이 대표를 만나 이너시아의 성장 스토리와 미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이너시아는 어떻게 생리대로 시작해서 뷰티 영역으로 확장했을까?
“이너시아의 고객은 생리대 사용자입니다. 이너시아 생리대를 사용하는 고객들의 니즈는 ‘단순히 생리혈을 잘 처리해달라’가 아니었습니다. ‘조금 더 아름다워지고 건강해지면 좋겠다’는 근본적인 니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뷰티 영역까지 확장하게 됐습니다.”
생리대 판매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매출이 나던 시점에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다는 것은 일종의 모험과도 같은 일이었다. 이너시아는 여성이 더 아름다워지고 더 건강해지고 싶다는 욕구를 과학기술로 해결하고자 하는 게 이너시아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 1년 반 연구 끝에 뷰티 디바이스 ‘셀비전’을 개발했다.
셀비전은 집속초음파 기술을 활용해 초음파를 볼록렌즈 원리로 한 점에 집중시켜, 피부 표면은 자극하지 않으면서 진피층에만 선택적으로 미세한 자극을 가해 새로운 피부 조직의 재생을 촉진하는 홈케어 디바이스다.
셀비전의 핵심 차별점은 피부과의 다양한 시술을 하나의 기계로 통합했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울쎄라, 써마지, 스킨 부스터, 피지 관리 등을 개별적으로 받아야 했고, 패키지 비용도 200~300만원에서 1000만원대까지 소요됐다. 반면 셀비전은 100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이 모든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기존 제품들과 달리 평생 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소모 부품을 최소화하고 철저한 AS 서비스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셀비전의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다. 작년 말 출시 첫 달에 곧바로 10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현재까지 월 10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간에 재고 부족으로 2개월간 한정 판매만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현재는 SSG 신세계와 신라면세점에만 전략적으로 입점해 있는데, 올해 휴가철 신라면세점에서 다이슨을 제치고 전자기기 부문 상위 순위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생리대와 뷰티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이너시아의 궁극적인 목표는 ‘넥스트 K-뷰티’를 선도하는 것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기존 ‘K-뷰티’가 특이한 제형이나 아이캐칭한 화장품에 집중했다면, ‘넥스트 K-뷰티’는 화장품 영역을 넘어 이너뷰티, 뷰티 디바이스, 나아가 생리대 같은 여성 전용 제품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시각적 임팩트보다는 실제 효능과 효과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너시아의 핵심 경쟁력은 자체 개발한 천연 흡수체 기술 ‘라보셀’이다. 창업자들이 카이스트에서 의료 분야 AI를 전공하던 중,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과학으로 이끌고 싶다는 생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여성의 몸에 직접 닿는 생리대를 혁신하기 위해 유해 화학물질은 배제하고 미세플라스틱과 같은 흡수력을 보이는 천연 흡수체 개발에 매진했다.
라보셀은 수술실 지혈 소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한 것으로 100% 천연 셀룰로스를 원료로 하는 친환경 소재다. 단순 흡수가 아닌 생리혈 응고 방식으로 작동된다. 이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성능을 구현했다.
기술 개발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라보셀 소재는 미세플라스틱 흡수체보다 원가가 월등히 비싸지만, 이너시아는 몸에 직접 닿는 제품인 만큼 자연에 가까운 소재를 사용한다면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거라고 확신하면서 개발했다.
이너시아는 라보셀에 대해 기술력과 혁신성을 인정받아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 100’에 선정됐다. 또한 1978년 독일에 설립된 피부과학 연구소로, 전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기관인 독일의 더마테스트(Dermatest® GmbH)에서 안정성과 임상 완료 인증과 더불어 탈취 효과를 인정받으며, 미국 FDA 인증과 생리대 전체 OCS 국제 유기농 인증도 획득했다.
“생리대는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성이 한 생리주기 동안 사용하게 되는 미세플라스틱 양이 플라스틱 빨대로 치면 40개가 넘습니다.”
이너시아는 천연소재 및 재생 가능한 자원을 활용해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도 인증받았다. 22년에 녹색창업 우수기업으로 선정되어 환경산업기술원 표창을 받았으며, 유럽의 친환경 인증기관인 TUV 오스트리아로부터 ‘오케이 바이오베이스드’ 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24년에 미국 농무부 바이오프리퍼드(BioPreferred) 프로그램의 20주년 챔피언에 선정됐다.
현재 이너시아는 ‘더프리즘’과 ‘더퍼펙션’ 두 개의 생리대 라인을 운영하며 빠르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성장은 온·오프라인 매출 상승과 브랜드 검색량 증가로도 확인되고 있다. 특히 카이스트 여성 과학자들이 설립한 펨테크 브랜드라는 배경이 주목받으면서, 소비자들이 이너시아 제품을 신뢰하고 안심하며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
이너시아는 친환경 생분해 고성능 흡수체인 ‘라보셀’을 활용하여 성인용 패드, 스마트팜 배지, 화장품 퍼프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다.

최근 이너시아는 캄보디아에 1억원 상당의 생리대를 기부해 화제가 됐다.
“초록우산을 통해 캄보디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캄보디아 여학생들이 생리 기간에 가둬진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생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불결하다고 인식해서입니다. 심지어는 여자화장실과 남자화장실이 분리되지 않은 곳이 많고, 여성성에 대한 인식이 폐쇄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김 대표는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어렸을 때 NGO에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하면 잘 팔지’만 생각했었던 거 같아요. 작년 순이익에 비해 과한 규모의 기부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이렇게 기부하고 싶어요”
김 대표는 펨테크 기술들을 더 많이 발전시키고 제품화하는 것 자체가 ESG 경영의 사례라고 강조했다.
“펨테크 기업으로서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여성들을 위한 기술이 많이 보편화되지 않았다라는 생각입니다. 이너시아는 ‘여성의 삶에 기술을 더한다’는 모토를 잃지 않고 한자리에 서 있습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이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여성의 삶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과학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만들어 변화를 이끌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펨테크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너시아가 올리브영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고 K-뷰티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지속되면서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에 진출했고, 유럽에서는 독일을 중심으로 오스트리아까지 사업을 확장했으며, 또한 중동 지역에도 진출하여 현재 모든 대륙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너시아의 독특한 점 중 하나는 창업 4년째인 현재까지 공동창업자 4명이 모두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공동창업자가 오랫동안 함께하는 경우가 드문 상황에서, 이들만의 비결은 무엇일까?
“저희는 같은 동아리 출신으로, 카이스트 홍보대사를 함께 했습니다. 전형적인 공대생답게 팀의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집단입니다.”
현재 김효이 대표가 CEO를, 박지혜 팀장이 운영을, 이승민 팀장이 제품과 기술을, 고은비 팀장이 PR과 해외 마케팅 등 대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공동창업자 한 명 한 명이 본인의 역할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 오래 함께해온 비결이자 성장의 비결인 것 같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한 사람이 담당해야 할 역할 범위가 굉장히 넓습니다. ‘이건 내 일이 아니야’라고 선을 긋기 시작하면 회사가 성장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의견 충돌이 있을 때의 해결 방식도 독특하다.
“각자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누군가 하나의 의견이 회사 성장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전적으로 지지하는 분위기입니다. 때로는 틀릴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그 주장을 한 사람이 책임을 지는 문화를 갖고 있어요.”

인터뷰 말미에 김 대표는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아직도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저희가 처음 창업할 때부터 ‘굳이 이런 제품을 만들어야 하나’, ‘소비자들이 우리를 알아줄까’ 하는 생각에 늘 두렵웠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제품을 하나씩 낼 때마다요. 연구개발과 비용뿐만 아니라 시간도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늘 걱정됩니다.”
하지만 이런 두려움을 뒤에서 지켜주는 것은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그런 저희를 믿어주고 반응해 주는 소비자가 있다는 점에 감사합니다. 동시에 그런 소비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제품들이 없었다는 것에 대해 부채감도 느끼고 있어요.”
이런 마음가짐이 이너시아가 지속적으로 혁신 제품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런 제품들을 계속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이너시아가 왜 주목받는 펨테크 기업인지 알 수 있었다. 단순히 기존 제품을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근본적인 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하려는 접근법과 이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려는 의지가 돋보인다. 또한 소비자를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소비자에 대한 두려움과 더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부채감을 동시에 품고 가는 이들의 진정성이 이너시아의 가장 큰 자산일 것이다.
4명의 공동창업자가 4년째 함께 달려오고 있다는 점과 외부 투자 없이도 건실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이너시아의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준다. 생리대에서 시작해 뷰티 디바이스로, 그리고 더 넓은 여성 헬스케어 영역으로의 확장도 기대된다.
‘여성의 삶에 과학기술을 더한다’는 이너시아의 모토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을 천연 소재로 대체하고, 피부과 시술을 집에서 가능하게 하며, 캄보디아 여성들의 생리 교육까지 지원하는 모든 활동이 이 철학을 구현하고 있다.
올해 200억원 매출 목표 달성과 함께 이너시아가 진정한 글로벌 펨테크 리더로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 벤처스퀘어
기사 제목 | 생리대에서 뷰티 디바이스까지, 이너시아가 그리는 ‘넥스트 K-뷰티’
보도일자 | 2025.08.31
원문보기 | https://www.venturesquare.net/1002190